애플 포항에 연구개발센터 300억원 vs 독일에 1조 3500억원
경북 포항에서 애플 연구개발(R&D) 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를 유치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을 보면 아주 대단한 것을 유치한 것 마냥 침이 마르도록 칭찬일색입니다. 대충 기사 내용을 요약해 보면 "27일 애플코리아, 포항시, 포스텍과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및 개발자 아카데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성사가 되었으며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 4월부터 애플 유치에 주력해 온 경북도와 포항시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삼성의 본진인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하는 이유
또한, 애플은 포스텍 캠퍼스에 애플 제조 연구개발 지원 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한국 중소기업을 위한 친환경 제조 기술과 스마트 공장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경북도 관계자는 "핵심 소프트웨어(SW) 인력을 양성하는 개발자 아카데미는 북아시아 최초"라며 "연구개발지원센터는 국내 제조업에 특화돼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기사 전문 ◀
이듬해, 애플은 포스텍 캠퍼스에 연구개발 지원 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위해 포스텍과 협력할 것입니다.
연구개발지원센터는 중소기업이 기술과 절차,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들 사업에 애플 전문가와 장비를 직접 연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애플의 전문인력이 포항에 상주하며 교육과 컨설팅을 총괄하면서 글로벌화가 임박했습니다. 애플이 수도권 외 지역, 포항과 국내에 핵심 설비를 투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애플은 포항에 인적·물적 인프라가 풍부해 국내 최초 개발자 아카데미와 세계 최초 제조 R&D 지원센터를 포항에 설립해 핵심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포항에는 포스코로 알려진 글로벌 대기업과 가속기 연구소, 나노융합기술센터, 수준 높은 연구인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항의 가치에 대한 애플의 통찰력이 놀랍습니다. 애플이 향후 10년간 계획대로 1000억 원을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 효과, 고용유발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은 포항과 공동으로 개발자 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애플이 향후 10년간 계획대로 1000억 원을 투자할 경우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 효과, 고용유발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북 포항시는 포스텍이 판교테크노밸리와 유사한 제4의 비수도권 산업혁신밸리로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상 기사전문인데요.
포항시와 포스텍을 엄청 띄워주는 분위기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오버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런 이유로 우리는 왜 이런 식의 기사가 나오는 이유와 애플이 한국에 센터를 설립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연구개발센터의 투자 규모를 보았을 때 유치를 했다는 표현을 쓰기에는 정말 창피한 수준입니다. 2021년 03월 11일, 애플은 독일 뮌헨에 반도체 칩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운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었고, 독일에 3년간 10억 유로(약 1조 35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의 투자규모는 약 300억 원이라고 합니다. 300억 원의 투자로는 부지 매입 또는 임대, 직원 임금, 사무실 운영비, 초기 세팅비용 등이면 전부 소진될 비용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투자비용에는 운영비도 포함된다는 것은 모두 아실 겁니다.
기사를 보면 향후 10년 동안 1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이는 1년에 백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인데, 1년 운영비를 제외하면 과연 얼마 큼의 비용이 남을지 궁금하고 또한 그 남은 몇십억 원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도 궁금할 뿐입니다.
다시 애플의 독일 투자에 대한 내용을 보면 애플은 독일 뮌헨의 중심지인 카를 스트라스에 약 3만㎡ 규모로 '유럽 실리콘 디자인센터'를 만들고 내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무선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연구하는 유럽 최대의 R&D 시설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도체 업체인 ARM과 NXP의 R&D센터처럼 기획한다는 전략인데요. 반도체 공급 부족을 장기적으로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애플이 이러한 투자전략은 가전업계와 자동차 업계와의 5G 및 차세대 표준 무선 호환을 위한 반도체 선점 전략이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IT업체는 노동집약적 기업이 아니라서 수많은 고용창출의 기대를 하기 힘듭니다. 1조 3500억 원을 투자한 환경에서 애플은 독일에 7개 사무소에 직원 4000여 명을 두었으며 이 중 약 1500명이 엔지니어라고 합니다. 애플의 독일 엔지니어들은 전력 관리 설계, 응용 프로세서, 무선 기술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M1' 칩을 활용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 워치, 맥 등의 성능과 효율을 개선하는 성과가 이미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고작 3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얼마나 많은 한국인의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300억 원을 투자하면서 무언가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의미해 보이는데 애플은 왜 알 박기 마냥 센터를 차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포항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입니다. 즉 센터를 운영할지 안 할지 객관적으로 조사를 해 본 후 타당성이 있으면 한다는 것이지, 엄밀히 따지면 이미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의 궁극적인 센터 건립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투자규모를 보았을 때는 단순한 자료수집과 한국의 중소기업의 기술 공유 교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대의 라이벌 관계인 삼성의 본진에 들어와서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들을 한국의 중소기업과 공유하여 한국이 중소기업발전에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사를 믿는 분은 없으실 겁니다.
백신을 남김없이 쓸 수 있는 주사기도 삼성에서 기술 공유를 해서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의 슈 많은 중소기업들은 이미 삼성에서 크고 작은 독보적인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많은 중소기업들도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센서 부분에서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기술들이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 유추를 해보면 대충 감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단정 지을 시기는 아니지만 투자규모를 보았을 때는 책상 하나 가져다 놓고 좋은 조건을 미끼로 특허를 보유한 한국의 중소기업과 관계를 가지면서 기술유출이나 특허 매입 등의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도 봅니다.
300억 원이라는 자금은 투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센터 세팅비용이라 보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투자유치라 함은 투자가 되는 곳에 이익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그 이익은 투자규모에 비례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입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삼성 본진에서 자기들의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기술을 공유를 할 것이라는 어이없는 기사들을 보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더 이상 많은 지식과 학습을 요구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 제가 지적하는 문제는 애플의 전략적 목적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객관성을 가져야 할 시사보도자료들이 모두 기자들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포장이 되어있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예를 들어 깊게 들어가 본 것이기에 제가 어필한 의견에 대해 객관적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입하여 생각하진 마시길 바랍니다. 그저 일반인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선에서 적어 보았습니다.